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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뜨는 식탁 - 권 상진 본문

LITERATURE

보름달이 뜨는 식탁 - 권 상진

집시. 2025. 3. 15. 00:00

보름달이 뜨는 식탁 

                                   권 상진

야근 마치고, 회사 담벼락에 엎드려 잠든

자동차를 깨워 집을 묻는다

달도 없는데, 오늘은 유난히 길이 환하다

 

방마다 아이들 잠을 돌려보내고

소파에 기댄 채 잠든 맞벌이 아내가

밝혀놓은 식탁 위 환한 보름달 하나

문틈을 새어나와 골목 어귀에서

늦은 밤길을 비추었구나

 

퇴근길, 길 건너 편의점에서

보름달 하나 품어와 당신 머리맡에 얹어 두고

미안한 잠에 들었구나

뜬 눈만큼 불편한 저 자세가

늦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곤한 잠을 반만 깨워 침대에 눕히고

나는 아이 방 문을 한번 열었다 닫는다

외투를 입은 채 쌀을 안치고

당신의 알람을 고쳐놓는다

 

뒤척이는 소리에 눈 뜬 어둠을

토닥여 다시 재우고

아내의 곤한 새벽잠이 되어준

보름달 한 봉지 들고 먼저 나서는 출근길

선잠을 함께 깬 아침달이 환하다.

 

권 상진 시집 [노을쪽에서 온 사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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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진 시인은 경상북도 경주에서 태어난 시인으로, 2013년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자연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다루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첫 시집 『눈물 이후』와 합동시집 『시골시인-K』, 그리고 두 번째 시집 『노을 쪽에서 온 사람』이 있습니다.
주요 경력 및 수상 내역
• 2013년: 전태일문학상 수상.
• 2015년: 복숭아문학상 대상 수상.
• 2018년: 시집 『눈물 이후』 출간.
• 2021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 제7회 경주문학상 수상.
작품 특징
권상진 시인의 시는 관계의 미학을 탐구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삶의 숭고함과 신비로움을 담아냅니다. 그의 시는 부드럽고 내향적인 스타일로, 독자에게 천천히 스며드는 느낌을 줍니다. 권상진은 한국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시집
• 『눈물 이후』: 첫 시집으로,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 『시골시인-K』: 합동시집으로, 경상도 출신의 여러 시인들이 참여했습니다.
• 『노을 쪽에서 온 사람』: 두 번째 시집으로, 관계의 미학을 더욱 깊이 있게 다룹니다.

평가
권상진의 시는 부드럽고 내향적이며, 딱딱하거나 형식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의 시는 섬세하게 기울어지려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perplex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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