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d. 537 - i. allegro ma non troppo ·
- 리틀롹
- 2016
- Sicily
- 권상진
- 2018
- little rock
- piano sonata no. 4 in a minor
- Greece
- anna pagnacco
- san juan islands
- 2015
- Spain
- 명랑철학
- piano sonata no 21 d 960 b flat major
- 2025
- 오레곤
- d. 279 - ii. andante
- uwe bachmann
- Malta
- 오클라호마 정부청사 테러
- Denmark
- 경주
- piano sonata no.3 in e major
- piano sonata no. 2 in c major
- 클래식 음악공부
- 금문교
- d. 459-iv.scherzo con trio(allegro)
- oregon.
- bryan adams concert
Archives
- Today
- Total
Gypsy Journal
산방일기-이 상국 본문
산방일기(山房日記) / 이상국
새벽 한기에 깨어 마당에 내려서면 녹슨 철사처럼 거친
햇살 아래 늦매미 수십 마리 떨어져 버둥거리고는 했다.
뭘 하다 늦었는지 새벽 찬서리에 생을 다친 그것들을,
사람이나 미물이나 시절을 잘 타고나야 한다며 민박집
늙은 주인은 아무렇게나 비질을 했다.
주인은 산일 가고 물소리와 함께 집을 보며 나는 뒤란
독 속의 뱀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서럽도록 붉은 마가목
열매를 깨물어보기도 했다. 갈숭어가 배밀이를 하다가
하늘이 보고 싶었던지, 어디서 철버덩 소리가 나 내다보면
소리는 갈앉고 파문만 보이고는 했다
마당 가득한 메밀이며 도토리 멍석에 다람쥐 청설모가
연신 드나든다. 저희 것을 저희가 가져가는데 마치
도둑질하듯 살금살금, 청설모는 덥석덥석 볼따구니가
터져라 물고 간다
어느덧 저녁이 와 어느 후미진 골짜기에 몸을 숨겼던 밤이
산적처럼 느닷없이 달려들어 멀쩡한 집과 나무와 길을
어둠속에 처박는 산골, 외롭다고 풀벌레들이 목쉰 소리를
하면 나는 또 산 너머 세상의 의붓자식 같은 내 인생을
생각하며 밤을 새고는 했다
- 이상국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LITERA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 - 김 재진 (6) | 2025.03.01 |
---|---|
혼자라고 느낄 때 - 김 재진 (10) | 2025.02.25 |
세월에 대하여 _ 이 성복 (4) | 2025.01.31 |
가장 외로운 날엔 - 용 혜원 (4) | 2025.01.15 |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 김 정한 (2) | 2025.01.04 |